캐나다에서 돌아온 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비'자매에게는 어린 나이에 다녀온 것이라 하루하루 지날수록 캐나다의 생활이 잊히겠지만, 저의 기억 속엔 문득문득 사진처럼 한 장면씩 떠오르곤 합니다. 비록 코로나 시국의 조기 유학이었지만, 나름 저와 '비'자매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3년 이상의 장기 유학이 아니라 2년의 한정된 시간 동안 캐나다 조기 유학 생활을 성공할 수 있는 노하우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쏼라쏼라 썰 풀어 볼게요~
- 캐나다 조기 유학 성공 비결
1. 학교에만 의존하지 마라!
조기 유학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학교입니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영어를 습득하기 때문이죠. 학교에서 제공하는 ESL은 그다지 만족도가 높지 않으니, 방과 후 개인 튜터를 통해 부족한 영역의 영어를 보충해 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캐나다까지 가서 개인 튜터를 붙여야 되냐고 생각하겠지만, 2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시간과 비용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2.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섭렵해라!
- 지역 커뮤니티 센터에서 요리, 악기,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해 보세요. 익숙한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말고도 새로운 외국인들을 접하면서 교과 이외의 영어도 들을 수 있고, 부끄러움도 점차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은 딸도 요리 수업을 들었는데, 영어가 잘 안 들렸다고 하네요. 그래도 눈치껏 다 만들어 오더라고요.
- 도서관에서 주말 특강이나 분기별 코스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꼭 등록하세요. 특히, 북클럽은 책도 무료로 주고, 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키트 또한 무료로 주기 때문에 방과 후나 주말 여가 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정기적으로 영화도 상영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정말 무수한 행사를 많이 합니다.
- YMCA 기관을 적극 활용하라. 이민자 어린이를 위한 캠프도 있고, 수영, 태권도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New comer를 위한 할인 제도와 무료 체험 쿠폰도 있으니,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비'자매도 처음 캐나다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이곳에서 캠프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달의 긴 여름 방학 동안 학교 시작 전 워밍업으로 적응 훈련하기에 딱 좋습니다.
- 교회 빼면 섭섭하죠. 한국에서의 종교가 무엇이었든 간에 교회 활동에 참가하는 것을 강추합니다. 한국 교회를 비롯하여 여러 현지 교회에서 다양한 캠프를 엽니다. 여름이면 각 교회나 성당에서 VBS(Vacation Bible School)를 모집하는데, 한국의 여름성경학교죠. 비용도 다양하고, 엄청 친절합니다. '비'자매는 처음 영어가 안 통하니, 한국 교회를 더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성경말씀을 영어로 듣자니, 기본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그래도 현지 캐나다 교인들은 항상 마음을 오픈하고, 현지 정착을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영어를 말할 기회도 많이 생기고, 교회 행사를 통해 캐나다 문화도 알아갈 수 있습니다. 저희도 정말 다양한 파티에 초대되었고, 캐나다 교인의 집초대로 캐나다 가정식도 먹고, 일상적인 캐나다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답니다.
3. 시청 홈페이지와 공식 페이스 북을 들락날락거려라!
거주지가 포함되어 있는 시청 홈페이지나 공식 페이스 북을 보면 지자체의 행사 일정과 지역 시설 이용 여부에 대한 다양한 공지를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는 겨울에는 여러 지역의 스케이트장을 무료로 오픈하고, 크리스마스, 핼러윈이나 사과 축제, 맥주 축제와 같은 지역 페스티벌을 많이 하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가 참여하면 정말 재미있습니다.
4. 고정 단골집을 만들어라!
캐나다는 차가 필수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비록 2년이지만, 고정 정비소를 만들어 나의 존재를 인식시켜 놓으면, 위급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도 차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몇 번 있었는데, 평소 저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하니, 천천히 더 자세히 알려주기도 하고, '비'자매를 데리고 나갈 상황이 아니었을 땐, 픽업 서비스도 여러 번 해주었답니다.
5. 구글 지도를 잘 이용해라!
외국에서는 구글 지도의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습니다. 지리적 정보뿐 아니라 네이버에 검색하듯 단어 하나만 입력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리뷰를 통해서 현지인들이 자주 쓰는 영어 표현도 배울 수 있고, 실질적인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한 번은 비치를 검색했는데, 소수의 사람들이 그 비치에 조개껍데기가 많아 발이 아프다는 리뷰를 남겼습니다. 저는 그 사소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아쿠아 샌들을 준비해 가서 아주 잘 놀고 왔답니다.
7. 현지 인간관계를 꼭 만들어라!
당연한 말이겠지만, 현지인과 관계를 돈독히 만드는데 노력하세요! 문화도 다르고, 정서도 다른 현지인과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상태에서 돈독한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만, 사람 느끼는 건 다 똑같은 거 같습니다. 제가 진심을 다해 대하면, 말은 좀 부족해도 다 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집주인과도 잘 지내서 귀국할 때는 집주인이 공항까지 차량 샌딩을 도와주었습니다. 보통 돈 주고 맡기는 샌딩을 집주인이 먼저 직접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웃집과도 안면을 터놓고, 혹시 집에 문제가 생기거나 제가 부재중일 때 위급 상황시 '비'자매에게 그 집으로 가서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떠날 때 서운함에 슬피 울어주던 캐나다 친구 한 명 있다는 건, 성공적인 유학 생활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도 언젠가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이메일을 주고받는 친구들이 몇 명 있답니다. 학교의 교직원이나 담임과도 친분을 유지하세요! 오히려 한국보다 선생님을 어려워하는 느낌은 없는 거 같아요. 허심탄회하게 아이에 대해 의논하고 서로 small talk 하는 정도의 안부도 물으면서 지낸다면,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지, 해 될 것은 전혀 없답니다. 그들도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괜히 민망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워낙에 이민자의 나라여서 그들은 다 이해한답니다.
8. 한국인들과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라!
제발 캐나다까지 가서 한국인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물론 타지에서 외롭기도 하고, 반갑기도 해서, 정보도 공유할 겸 한국인과의 친분을 만드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이 아니라 외국이라서 우리에게는 선택의 옵션이 없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도 할 수 없이 잘 지내야 되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도 친한 척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보는 인터넷 지역 카페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외국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은 다 그때뿐이었습니다. 왜 캐나다까지 가서 한국인들과의 인간관계로 힘들어하고, 배신감을 느끼십니까?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긴 하겠지요. 하지만, 타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한국에서 오래 알아온 사람들처럼 친분이 유지되거나 신뢰가 두텁다는 생각은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그 노력을 현지인들에게 쏟아 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9. 실생활 영어를 사용하게 하라!
자녀가 학교 이외의 환경에서 실질적인 생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나 도서관, 식당 등에서 직접 현지 직원에게 요청하고 주문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보통 어른들이 다 나서서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작 외국에서 살면서 필요한 실용 영어를 아이들이 쓸 기회는 없답니다. 교과서 영어보다 이런 경험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10. 한국 교과 과정 기본만은 학습해라!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 교과 과정을 손 놓으면 안 됩니다. 심화를 공부하라는 게 아닙니다. 한국 학교의 편입을 항상 염두에 두고 해당 학년의 교과 과정(국어와 수학 만이라도) 기본을 조금씩이라도 학습시키는 게 좋습니다. 저는 '비'자매를 캐나다에서도 국수사과에 한자까지 꾸준히 시킨지라, 귀국 후 한국 진도에도 적응이 쉬웠고, 어휘력도 유지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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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캐나다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을 체험하게 하라!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최선을 다해 2년이라는 기간 동안 캐나다만의 문화를 체험하게 해 주십시오! 특히, 블루베리, 딸기, 사과, 체리 따기 체험을 강추합니다. 직접 과일을 따는 체험 PYO(Pick Your Own)이라고 해서 시즌별로 잠시 잠깐 하기 때문에, 때를 놓칠 수도 있으니, 과일별 수확 시기를 잘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딸기 정도는 다들 한 번씩 아이들과 체험해 본 적이 있겠지만, 한국과는 다른 나무들이라 느낌이 좀 다릅니다.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행사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비'자매도 다른 건 기억 못 해도 핼러윈은 그립다고 말하곤 합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한 다양한 주거 형태를 경험해 보는 것도 강추합니다. 코로나 시국만 아니었더라도, 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 봤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12. 아이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라!
아이들이 어려도 캐나다 조기 유학이 얼마나 귀중한 기회인지를 설명하고,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아빠의 희생을 강조하면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동기 부여를 항상 해 주세요! 엄마 혼자서만 캐나다 생활에 있어서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고민, 계획하지 말고, 매사에 아이들도 동참시키면서 해외 생활의 고단함도 슬며시 보여주세요! 아빠의 부재로 할 수 없는 활동을 언급하면서 아빠라는 존재의 소중함도 잊지 않도록 합니다. 캐나다에 왜 머무는지 상기시켜 주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학교에 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엄마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사실, 코로나 시국이라 주변에 계획한 기간보다 조기 귀국한 가족도 있었습니다. 남편 없이 혼자서 아이 케어를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고, 불투명한 코로나 대책에 다들 암담해서였기도 했겠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를 잘 버티고 계획대로 2년이라는 시간을 잘 마치고 돌아온 저와 '비'자매가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목적이 확실했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2년이었기에, 비록 어려운 상황이었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글을 써봤습니다. 이상 '비'자매 엄마 Mz. 쏼라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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